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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장애에 대한 선을 넘은 공간의 힘

공존하며 공간의 의미를 더해가는 양주도담학교

김민정 2020.12.28

" 유니버셜 디자인(Universial Design)"이란 장애의 유무, 연령, 성별, 언어 등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들이 제품, 시설, 서비스 등을 안전하고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한 디자인.

즉, 모든 사람을 위한 디자인이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분리가 아닌 장애인도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자연스럽게 살아가도록 돕는 것이 특수학교의 존재 이유’라는 장은주 교장 선생님의 말처럼 양주도담학교는 장애인만의 공간이 아니었다. 지역 주민들과 함께 만들어 가는 공존의 이 공간은 특수학교에 대한 우리의 편견을 뛰어넘는다.

양주도담학교 장은주 교장 선생님

양주도담학교 장은주 교장 선생님


학교를 찾았을 때 학생과 지역민이 함께 어울리는 공간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도담학교는 지역과 소통하며 지역 속에서 함께 성장하는 공간이다. 지역의 공공기관은 물론 초중고교와 대학과 교류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지역의 대학생들이 와서 교육을 돕는 등 프로그램 측면에서도 그렇지만 공간적으로도 지역분들에게 활짝 열려있는 학교이다. 교내에 제빵실과 카페가 있다. 학생들이 졸업 후에 지역 사회에 나가서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실습에 중점을 둔 공간이다. 지역 주민들이 우리 학생들이 바리스타 실습을 하는 카페에 들어와서 커피도 마실 수 있게 카페 문을 개방해뒀다. 아직까진 코로나 위기로 지금은 제한이 있지만, 하루 빨리 그 문이 열리길 기다리고 있다.

양주도담학교 내 카페

양주도담학교 교내 카페는 지역 주민들에게도 개방되어 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분리되지 않고 공존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오후 3-5시까지 아이들 수업이 끝나고 하교한 이후에 체력단련실을 개방해둔 적이 있다. 지역 어르신분들이 오셔서 운동을 하시더라. 다들 오셔서 하는 말씀은 “누가 특수학교 지어지는 거 반대했냐. 나는 반대 안 했는데”라고 할 정도로 이 곳이 지어진 걸 반기신다. 어떤 분들은 “우리 아들 미싱 회사 하는데”, “우리 아들 서울에서 볼링장 하는데 학생들 일해보는 거 어때요?” 라고 하시면서 앞장 서서 취업 연계를 해 주시기도 한다. 이렇듯 장애라는 건, 함께 어울려 시간을 보내야만 서로 이해할 수 있다. 옥정초, 옥정중학교와 통합 교육을 한 사례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같이 지내야 비장애인들도 장애인을 차별화된 시각으로 보지 않고, 그냥 개인마다 성격이 있듯 어떠한 특성을 가진 친구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양주도담학교는 2018년 대한민국 우수시설 학교(유, 특수분야) 대상으로 선정되었다.

특수학교의 특성이 반영된, 장애 학생을 고려한 공간을 소개한다.

양주도담학교 화장실

양주도담학교 식수대

양주도담학교의 화장실과 식수대. 휠체어를 탄 아이들을 위해 공간이 넓게 마련되어있다.

교내에 있는 전동휠체어 충전소양주도담학교 셔틀버스

이동이 불편한 아이들이 승하차 시에 비, 눈을 맞지 않도록 설계된 스쿨버스 정류장 캐노피

양주도담학교의 모든 층을 잇는 경사로. 다양한 연령대 학생들을 고려해 손잡이는 항상 두개이다.

양주도담학교의 모든 층을 잇는 경사로. 다양한 연령대 학생들을 고려해 손잡이는 항상 두개이다.

도담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의 진로는 어떻게 되는가?

교내에 있는 전공과는 성인이므로, 취업 하면 졸업을 한다. 그래서 취업을 목표로 한 수업이 이뤄진다. 예를 들면 인턴 체험 주간도 있고 면접 특강을 하기도 한다. 시에서 뽑는 장애인 일자리가 있다. 그 사업으로 우리 학교 학생 총 5명이 급여도 받으면서 실습을 하고 있다. 오후에 사서로 일 하는 학생, 급식실 보조 학생들, 종일반 보조 학생들. 외부 사업장으로 취업하는 건 ‘양주 보호작업장’, ‘둘이 손잡고’, ‘동두천 장애인 보호작업장’ 등이 있다, 문구류를 포장하고 만드는 일도 하고, ‘의정부 희망나무’에서는 기증 받은 의류를 정리하는 일을 하기도 한다. 실습을 시작으로 취업까지 연계되기도 하고, 그렇게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자리잡아간다고 본다.

교장 선생님으로 계시며 가장 보람을 느낀 때는 언제인가? 사회로 나간 제자 중 자랑하고 싶은 제자가 있다면?

고양에 있는 특수학교에서 근무할 때, 서울에 있던 특수학교에서 대거 전학을 온 적이 있다. ‘이 아이는 왜 특수학교에 왔지?’ 싶을 정도로 한글도 잘 읽고, 비장애 학생과 차이가 없는 학생이 있었다. 헌데 특수학교에 와서 정말 즐거운 학교생활을 했다. 선생님도 잘 도와드리고 그 반 친구들도 잘 도와주는 소위 말하는 모범생이었다. 그 학생이 지금은 결혼해서 아이도 낳고, 행정실 직원으로 합격해서 근무하고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 얘기를 듣고 ‘이 아이가 만약 일반 학교에서 말이 느리고, 이해가 늦다는 이유로 놀림 받고 차별 받았다면 과연 이렇게 잘 살 수 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수학교에서는 아이가 할 수 있는 거에 대한 자신감과 자긍심을 심어준다. 스스로의 삶을 개척하게 해주고, 내 미래를 생각할 수 있게끔. 앞으로 더 많은 학교에서, 사회에서도 그렇게 교육해야 한다.

교장 선생님이 뛰어넘고 싶으신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있다면?

구분하지 않고 똑같이 보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 그래서 자꾸 비장애인들과 어울리는 시간을 가지려고 하는 것이다. ‘장애를 가진 친구들도 우리랑 다르지 않다’는 시각을 심어주고 싶다. 아들과의 일본 여행에서 지하철의 시각장애인을 본 적이 있다. 그런데 어떤 분이 시각장애인에게 “도와드릴까요?”라고 물어보시더니 시각장애인보다 앞에 가서 서고, 팔을 잡도록 하셨다. 우리나라는 시각장애인을 도울 때 시각장애인보다 앞에 서야 하는지, 뒤에 서야 하는지도 아직 잘 모르는 분들이 많다. 함께 어울린 경험이 부족해서이다. 그런 걸 보면서 ‘우리나라도 빨리 장애인과 비장애인 간의 경계가 사라졌으면 좋겠다’ 생각했다.


“아파트마다 경로당이 있듯, 아파트마다 성인기의 장애인 친구들이 갈 수 있는 시설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장은주 교장 선생님. 우리 사회엔 아직 장애인을 향한 편견과 무관심에서 비롯된 넘어야 할 과제가 많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공존하며 서로를 온전히 이해하고, 함께 공간의 의미를 만들어가는 양주도담학교처럼 우리 사회도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분리되지 않고 일상의 범주를 함께 살아가는, 그러한 사회가 되길 희망해본다.

양주도담학교
양주시 옥정서로5길 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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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김민정
일일호일 초대 책방지기. 일일호일 서가에서 손님들과 함께 건강과 삶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는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 일일호일이 튼, 건강한 소통의 작은 물꼬가 건강한 사회를 위한 너른 강으로 이어지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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