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logo logo

logo logo

Story

반려‘인’과 ‘동물’의 구분을 넘다

반려동물도, 반려인도 건강한 세상을 꿈꾸다

박연선 2020.12.29

반려 인구 1500만 시대. 우리 국민 4명 중 1명은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셈이다. 반려 인구가 늘며 인간과 함께 생활하는 동물에 대한 용어도 ‘가까이 두고 만지며 귀여워하는 존재’를 의미했던 ‘애완동물(愛玩動物)’에서 ‘짝이 되어 함께 어울리는 존재’를 의미하는 ‘반려동물(伴侶動物)’로 바뀌었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의 반려 문화에는 함께 생각해보고 풀어내야 할 문제가 많다.

인간과 동물이 더불어 건강한 사회,

인간과 동물의 진정한 반려 관계를 모색하는 사회적협동조합 ‘우리동생’을 만나보았다.

사람과 동물이 더불어 행복한 세상

사람과 동물이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꿈꾸는 우리동생 사회적협동조합


협동조합 동물병원은 처음이다. 어떻게 시작하게 됐는지?

사람을 치료하는 의료기관은 공공 보험이 있지만 동물 병원은 국가에서 관리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사람은 감기 걸리면 3천원인데 동물은 감기 걸리면 10만원, 20만원’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동물 병원비에 대한 부담이 크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의료복지 사회적협동조합 있는데 ‘동물은 그런 게 없을까?’, ‘동물 병원비에 대한 심리적 부담을 줄일 수는 없을까?’ 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2013년부터 2년간 준비를 해서 2015년 초여름에 개원했다. 아직 사회적협동조합 동물병원이 우리밖에 없는 점은 아쉽다. 의료복지 사회적 협동조합도 마찬가지지만, 단순히 병원 운영만 하려고 만들어진 건 아니다. ‘반려동물과 사람들이 지역사회에서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더불어 살 수 있을까’를 고민했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고민하고 활동하는 공간이라 할 수 있겠다.

조합원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나?

약 2200명 정도 되는데 대부분 반려인이다. 예비 반려인도 많고, 동물 관련 후원에 관심 있어서 가입하신 분들도 있다. 조합원 중에 수의사이신 분들도 있다. 지금은 고양이에 대한 편견이 많이 사라졌지만, 2013년 그 당시에는 고양이에 대한 이야기를 할 곳이 온라인 밖에 없었다. 초기에는 오프라인 커뮤니티에서 고양이 키우는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가입한 분들도 많았다. 물론 지역에서 동물을 키우는 분들과 서로 이웃이 되고 연대를 희망하며 가입한 분들이 많다. 반려인은 아니지만, 동물에 대한 사랑으로 가입한 분들도 있다. 우리동생이 특이한 점은 동물 조합원이 따로 있다는 것이다. 협동조합원은 법적으로는 사람 조합원만 가능하지만 우리는 동물도 조합원이라고 칭한다. 2년에 한번씩 사람 대표를 뽑을 때마다 동물 대표도 같이 뽑는다. 정확한 집계는 어렵지만 대략 4400마리 정도 된다.

동물 조합원 대표, 써니

동물조합원 대표 '써니'

조합원 대상으로 건강검진 프로그램도 운영한다고?

사람도 예방이 중요한 것처럼 동물도 예방이 제일 중요하다. 사람은 대부분 어릴 때 예방접종을 맞고 이후에는 선택적으로만 접종한다. 하지만 동물은 1년에 한번씩 필수적으로 접종을 해야 한다. 반려동물의 수명이 길어진 이유는 예방접종을 맞은 개체 수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또 수명이 늘수록 건강검진은 필수 조건이다. 사람은 국가에서 40세 이상이 되면 국가건강검진 수검을 독려하지 않나. 마찬가지로 동물도 주기적으로 건강검진을 해야한다. 이 사실을 모르는 반려인이 많고, 알아도 주기적으로 검진을 하지 않는 분들이 있어 건강검진의 중요성을 알려가고 있다. 동물은 말을 못하니까 신호를 보내도 우리가 알아채지 못할 수 있다. 그래서 더더욱 건강검진을 권장하고 있다.

우리동생이 펼치는 통합복지사업

우리동생과 서울시가 함께 진행하는 '통합복지사업'

우리동생은 반려 문화 개선을 위한 의미 있는 프로그램을 많이 운영하고 있다.

병원을 개원했을 때부터 우리는 ‘내 동물 뿐만 아니라 지역의 동물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 그리고 올해, 통합 복지 사업을 펼치고 있다. 저소득 주민의 반려동물 복지를 챙김으로써 동물을 키우는 반려인들의 복지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한 사업이다. 이 사업을 하기 전에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취약계층의 반려동물이 중성화 수술을 안했을 경우, 지원을 해드렸다. 병원이 엄청 크지 않고 전국적으로 있는 게 아니어서 복지관 추천을 받아서 지역 범위 내에서만 진행했다. 사람은 돌봄 네트워크에서 케어하고 동물 건강은 저희가 연계해서 지원을 하는 방식이었는데 복지 범위를 확대하고자 서울시에 <반려인과 반려동물이 더불어 건강하게> 라는 시민 협치 사업을 제안했고 시민 투표로 선정됐다. 통합 복지 사업을 통해 '동물 복지와 사람 복지는 연결되어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

최근에 환경운동연합이랑도 MOU 맺었는데 그 이유와 프로그램에 대해 소개 한다면?

동물 의료 조합에서 환경 분야 업무협약(이하 MOU)라니 생뚱맞게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사실 환경을 논할 때 동물 이야기를 안할 수 없다. 반려동물과 같이 살아가기에,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환경 문제도 있고, 작은 소식이어도 환경 관련하여 소통하고 행동하는 장을 만들고자 MOU를 맺었다.

환경운동연합과 함께 "댕댕플로킹"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댕댕플로킹은 Ploka Upp(스웨덴어, 줍다) + Walking의 합성어이다. 즉, 강아지 산책을 하며 쓰레기를 줍는 활동이다. 쓰레기를 주워보면 사람들이 무엇을 얼마나 버리는 지 알고, 그게 자연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직접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개를 키우시는 분들은 산책을 대부분 매일 하는데 길에 버려진 담배꽁초나 유리 조각 등으로 곤란한 경우가 많다. 산책을 하며 쓰레기도 줍지만 사실 반려인 대상 산책 교육이기도 하다. 행동 교육 선생님과 함께 산책 교육을 해보면 대부분 개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문제가 많다. 코로나19로 올해는 댕댕플로킹을 한번도 못해서 아쉽다.

우리 사회의 반려 문화 중 꼭 개선되어야 하는 점이 있다면?

동물을 '구매'하는 것은 꼭 개선 되어야 한다. 개인적으로 최근에 신도시로 이사를 갔는데 펫샵이 너무 많아 놀랬다. 요즘에 심지어 많이 생기는 추세라고 하더라. 펫샵에서 판매되는 동물들이 어디서, 어떻게 오게 되는지를 알면 나중에 다들 놀라신다. 일부러 그걸 알고 싶어 하지 않는 분들도 있고 모르시는 분들도 있다. 샵에서 산 게 아니라 ‘가정에서 분양 받았어’라는 말도 많이 하는데 그것도 사실 변종 펫샵에 가깝다.

소위 동물복지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나라에서는 동물 판매가 금지되어 있다. 어떤 곳은 개가 일년에 출산하는 강아지의 마리 수 조차도 제한을 두고 있다. 중성화 수술을 권장하기 위해 중성화 수술 여부에 따라 세금이 다른 곳도 있다. 기본적으로 제한이 있고 판매는 절대 하지 않는다. 그런 나라에서는 개를 키우려면 대부분 보호소를 통해 입양한다. 한국은 정반대다.

유기견 문제가 심각하다고 많이 이야기 하는데 버리는 것도 문제다. 그리고 외롭다는 이유로 어르신들에게 반려동물을 선물’하는 경우가 있는데, 동물도 늙고 아플 수 있는 생명이며 20년간 돌봄이 끊임없이 필요한 존재라는 것이 간과되는 것 같다. 준비 없는 동물 반려는 사람과 동물 모두를 힘들게 한다. 어떻든 동물 판매는 금지되어야 하며 좀 더 책임 있는 입양 문화가 보편화 되어야 한다고 본다.


<동물과 같이 살면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진다>는 우리동생의 대표적 프로그램 중 하나다. 실제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조합원들은 동물과 함께 살아가면, 다른 생명체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내 반려동물을 넘어 지구 반대편의 동물까지 한번 더 생각하게 되고, 공장식 축산 혹은 모피 문제도 다시 보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반려동물과 공존하며 조금 더 성숙한 인간으로 거듭나고 조금 더 건강한 세상을 만들 수 있다. 인간과 동물이 더불어 건강한 삶을 위한, 책임 있는 반려 문화가 필요한 이유다.

우리동생 동물병원
마포구 월드컵북로12길 22
본 콘텐츠는 일일호일에 저작권 및 소유권이 있으며, 동의없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지합니다.
Editor 박연선
사람과 공간을 좋아한다. 온, 오프라인 공간으로 탄생한 일일호일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 교류할 수 있게 되어 더없이 행복하다. 건강한 사회를 꿈꾸며 ‘나’부터 건강한 사람이 되기 위해 항상 노력한다.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