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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근육 운동의 편견을 넘다

삶을 지지하는 우아한 근육의 힘

김민정 2020.12.29

근육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근력운동은 건장하고 젊은 남성의 운동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동화작가 이민숙씨는 근력운동이야 말로 여성에게 꼭 필요한 운동이며, 50대 중년의 나이는 근육을 만들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을 때라 이야기한다.

세 딸을 키우는 전업주부로 바쁜 일상을 보내다 겨우 내 시간이 생길 즈음에 찾아온 갱년기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해 무작정 시작한 운동. 처음에는 계단 1층을 오르는 것도 힘들었던 ‘저질 체력’이었지만 하루하루 꾸준히 쌓아 올린 근육을 장착한 후 이민숙 작가의 삶은 달라졌다.

몸을 넘어 삶을 지지하는 우아한 근육의 힘을 경험한 이민숙 작가를 만나봤다.

이민숙 작가의 바디프로필 사진

(사진 제공 : 꿈의지도)


50세에 운동을 시작해, 피트니스 대회까지 출전했다. 운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전업주부로 딸 셋을 키우며 바삐 살다 마흔 중반이 되어서야 동화작가로 데뷔해, 비로소 나의 일을 시작했다. 글 쓰는 재미에 한창 빠져 있었는데 덜컥 갱년기가 찾아온 것이다. 글을 써야 하는데 체력이 받쳐주질 못했다. 체력이 떨어지니 움직임이 둔해지고, 둔해지니까 누워 있게 되고, 누워 있으니 무기력감과 우울감이 같이 찾아왔다. 또 그 마음을 달래겠다며 밤에 폭식을 하고 그러다 살이 찌고 자존감과 자신감이 떨어지는 악순환을 겪었다. 에너지를 얻고, 체력을 키우기 위해선 몸부터 바로 잡아야겠다는 생각에 운동을 시작했다.

근육을 장착하는 순간 인생이 달라졌다 고백했다. 근육이 삶에 끼친 영향을 설명하자면?

근육이 생기면 삶도 달라진다. 일단 운동을 해서 근육이 생기고 에너지도 생기니까 몸이 건강해진다. 근육을 만드는 건 남이 해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내 몸을 바꾸는 것이지 않나. 꾸준한 노력으로 나에게 집중한 시간을 지내고 나면, 나를 인정하게 되고 사랑하는 마음이 생긴다. 몸을 바꾸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렇게 힘들게 몸을 바꾸고 나니, 못 할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운동에 집중을 하게 되면, 정말 숨이 턱 끝까지 닿을 정도로 힘들기 때문에 글을 쓸 때의 스트레스나 압박, 갱년기로 인한 우울감 이런 슬픈 생각이 들어올 틈이 없어진다.

오랜 기간 전업주부에 저질 체력이었던 내가 이렇게 삶을 변화시켰으니 널리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50, 우아한 근육>이라는 책을 쓰게 됐는데, 동화 작업과 다르게 술술술 써졌다. 이 책이 단순히 운동, 건강 서적이 아니라 ‘중년 여성의 꿈’에 대한 메시지가 있다보니 많은 분들이 공감을 해주셨다. 강의나 SNS 활동을 통해 다른 분들에게 좋은 기운을 전하니 보람도 크다. 근육이 내 삶에 끼치는 영향을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긍정적 에너지와 자존감이 아닐까 싶다.

운동만큼 중요한 것이 식단이라 강조했다. 근력운동을 위한 식단 팁이 있나?

개인적으로 운동보다 식단을 챙기는 게 더 힘들었다. 그런데 제일 중요한 문제다. 식단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면, 인생의 어느 시간이더라도 끼니를 통해 내 몸에 집중하는 시간을 가져보라 권하고 싶다. 사실 바삐 살다 보면 몸에 집중할 수 있는 시기가 별로 없다. 세끼를 규칙적으로 먹는 것도 쉽지 않다. 근력운동을 하는 시기만이라도 ‘삼시세끼, 규칙적으로 꼬박꼬박’을 지켜야 한다. 채소만 먹는게 아니라, 고기도 먹고 고기를 싫어하면 연어, 오징어, 생선도 먹고 견과류도 먹고 이렇게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을 갖춰서 세끼를 먹는 거다. 꼭 샐러드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 평생 먹을 수 있는 식단으로 가야 지속 가능하다. 개인적으론 찬 음식을 싫어해서 올리브유를 듬뿍 넣어 채소도 다 볶아 먹었다. 운동은 안 해도 식단은 꼭 지키라고 권한다. 몸이 좋아져야 운동도 더 잘 된다.

코로나 19 감염병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근력운동을 하기 어렵다는 분들이 많다.

근력운동은 밖에 나가서 해야 하고, 힘들게 해야한다고 생각 하는 게 문제가 아닌가 싶다. 생활 속 에서 운동을 지속적으로 이어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개인적으로도 이번에 코로나 이슈를 겪으며 마인드가 바뀌었다. 근력운동을 고강도로 하면서 몸을 한번 만들어보니 가벼운 운동은 운동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렇게 고강도의 운동을 해야 된다는 강박이 생기니 자꾸 운동을 미루게 되었다.

인스타그램에서 같은 고민을 발견하고 ‘랜선운동을 함께 해볼까?’ 라는 생각에 제일 쉬운 계단 오르기부터 시작하는 모임을 만들었다. 잘 될까 싶었는데 신기하게도 다들 열심히 함께 했다. 참여자들끼리 묘한 동질감도 있고, 사람들도 변화된 본인의 몸이 신기하다면서 인증샷을 올리며 즐겁게 운동했다.

나홀로 운동에서 중요한 점은 운동량에 조금씩 변화를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100일을 같은 운동을 하면 지루하지 않나. 운동량은 어제의 나의 한계에 도전을 하는 게 중요하다. 어제의 나와 똑같으면 근육이 적응을 해버린다. 아파트 계단을 걷든, 집에서 스쿼트를 하든, 매일매일 조금씩 늘려가면서 생활 속 운동을 하길 권한다.

이민숙 작가님

피트니스 대회에 출전했던 이민숙 작가 (사진 제공 : 꿈의지도)

갱년기를 겪는 아내, 또는 어머니를 둔 가족에게 조언을 한다면?

갱년기 시기에 가장 힘들었던 것은 몸보다 마음이었다. 사춘기처럼 마음의 변화 폭이 큰데, 사춘기보다 더 어려웠다. 사춘기는 앞으로 인생에서 채워나갈 시간이 더 많은데 갱년기는 앞으로 살 날이 많은 게 아니니까 ‘난 이제 늙어가는구나. 이런 생각도 든다. 이러한 우울한 마음을 위로하기가 쉽지 않다. 옆에서 ‘괜찮아’ 이러는 것도 사실 위안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마음만 들여다보기 보단, 오히려 몸을 움직여보라 권하고 싶다. 남편이 언젠가 한번 ‘산책 갔다오자.’ 라고 했는데 그렇게 자연 속으로 들어가 걷고 움직이니 우울한 기분이 나아지는 것을 경험했다.

갱년기로 힘들어하는 분이 계신다면 ‘갱년기에는 이게 좋다’ 이런식의 조언보다 자연스럽게 산책을 하거나 같이 걷고 대화하는 것이 도움이 될 듯 하다. 특히 몸을 움직이게끔 계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움직이다 보면 무겁기만 하던 머리도 깨어나고, 우울함도 줄어들다.

40대 중반에 동화작가를 시작하고, 50대에 근력운동을 시작했다. 늦은 시기라는 고민은 없었나?

늦게 시작을 하니, 오히려 그 한 순간, 한 순간이 소중했다. 가정에 집중하느라 그동안 못 누렸던 걸 하니 ‘이렇게 재밌는 게 있었어?’하면서 즐거웠다. 아이 셋을 키우는 시간은 오롯이 아이들에게 집중한, 아침에 탄 커피 한 잔을 제대로 마시지 못할 만큼 바쁘고 힘든 시간들이었다. 하지만 돌아보니 그 역시 열심히 살아낸 내 인생의 아름다운 한 조각이었고 50대 이후의 나의 삶을 꿈 꾸게 하는 원동력이 되지 않았나 싶다. 누군가의 아내, 엄마, 며느리라는 조연으로 살아온 중년의 여성들에게 50대는 내 인생의 주인공으로 살아갈 수 있는 더 없이 아름다운 시기이다.

이민숙 작가의 책 : 50, 우아한 근육

<50, 우아한 근육>

이민숙 l 꿈의지도 l 20년 7월 20일 출간


버킷리스트를 정리하며, 아름다운 50세를 기다리던 이민숙 작가에게 갑자기 찾아온 갱년기. 우울증을 이겨보겠다고 시작한 피트니스 대회 도전은 정말 ‘된통 당했다’ 싶을 정도로 어려운 도전이었지만 그의 인생 어느 때보다 나를 사랑한 시간이었고 그 사랑을 쉼없이 실천한 시간이었다. 내 50세는 아름다웠다 이야기하는 이민숙 작가의 근육이 우아함을 전할 수 있었던 것은 ‘나를 사랑하는 삶’에 대한 지혜가 더해져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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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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