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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나와 너, 건강의 선을 넘다

모두의 온전한 공존을 말하다

김민정 2020.12.29

‘몸이 재산이다, 건강도 스펙이다, 근육은 연금이다.’라는 슬로건처럼 건강은 현대인에게 생존의 조건을 넘어 행복한 삶의 조건이 되었다. 이렇듯 건강은 모두가 지향하는 가치가 되었지만 건강함을 유지하는 데는 불평등이 존재한다. 건강은 혼자만의 노력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일까? 불건강함은 온전한 개인의 책임일까? 인간의 풍요와 건강을 이유로 지구를 희생하는 것은 정당한가?


" 여기 나와 너를 구분 짓는 건강의 선을 넘어,

모두의 온전한(well-being) 공존을 위한 질문을 던지는 책들을 만나본다. "

<아픔이 길이 되려면> : 정의로운 건강을 위한 길 찾기


역학은 사회와 환경의 맥락에서 인구집단의 건강상태를 살피는 학문이다. 생과 사, 생물학과 사회, 생태와 경제 등 넓은 영역을 대상으로 하여 데이터(비와 율)를 산출한다. 이토록 어렵고 건조한 학문을 일반인들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는 것이 『아픔이 길이 되려면』의 미덕이다.


저자인 김승섭 교수는 사회적 관계가 인간의 몸에 질병으로 남긴 상처를 해독하는 학문을 연구하는 사회역학자다. 이 책이 우리가 외면하고 싶어하는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의 문제, 사회적 폭력과 상처로 인한 질병의 문제를 다룸에도 불편하기 보다는 가슴이 뭉클할 정도로 감동적으로 읽히는 것은, 나와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타인의 고통에 예민한 촉수를 가지고 함께 아파하고 질문하며 답을 찾아온 저자의 단정한 삶이 투영 되었기 때문일 테다.


김승섭 교수는 “사회적 환경과 완전히 단절되어 진행되는 병이란 존재할 수 없다”고 말하며, 어떤 공동체에서 우리가 건강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개인의 이기심을 넘어, 타인의 슬픔에 깊게 공감하고 행동하는 공동체, 개인이 맞닥뜨린 위기에 함께 대응하는 공동체”. 그 속에서 우리의 ‘아픔’은 개인의 상처가 아닌 함께 정의로운 건강을 위한 ‘길’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아픔의 길이 되려면
<아픔이 길이 되려면>

김승섭 지음 | 동아시아 | 17년 09월 13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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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학의 도전> : 우리가 극복해야하는 것은 장애인가, 장애인을 차별하는 사회인가?


장애인은 한국 사회의 완벽한 변방이다. 가장 후미진 변방에서 바라보는 세상은 가장 선두와 중심에서는 보이지 않는 다른 풍경을 볼 수 있게 한다. 김도현 노들장애학궁리소 연구활동가가 쓴 <장애학의 도전>은 장애학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세계를 설명하고 있다.


관점이 달라지니, 기존에 우리가 가지고 있던 편견이 드러난다. 불과 200년 전만해도 장애인은 없었다는 책의 시작부터가 그렇다. 조선시대 ‘심청전’에도 심 봉사가 나오는데 이게 무슨 소리일까. 조선시대 심봉사는 눈이 불편한 사람이었지 장애인으로 분류되지는 않았다. 객관적인 기준이 없는 장애라는 범주는 단순히 ‘개인의 몸’에 존재하는 손상이 아니라 ‘사회적 산물’로 만들어졌다는 의미다. 이렇듯 “장애인이기 때문에 차별받는 것이 아니라 차별받기 때문에 장애인이 된다.”는 장애학의 도전을 관통하는 핵심 명제이다.


저자는 장애인이나 비장애인이나 상황에 따라 ‘할 수 있음’과 ‘할 수 없음’이 나뉘는데 장애인에 대해선 ‘할 수 없음’을 만드는 사회적 조건 대신에 ‘유독 몸의 손상’만을 문제 사회를 비판하며 우리가 가진 인식의 전환을 이야기 한다. ‘자립’과 ‘의존’의 이분법 역시 그러한데, 장애인도 ‘정상적’ ‘자립적’ 존재라고 항변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인간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의존적 존재’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장애인에게 유독 강요되는 자립과 ‘낙인’된 의존을 넘어 ‘함께 서는’ 연립(聯立)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제안한다.


장애학을 처음 대하는 보통의 독자에게는 다소 거칠고 도발적이라 느껴질 수 있음에도 장애학의 도전에 대한 저자의 긴 여정을 함께 하게 되는 것은 이 책의 내용이 우리가 반드시 경청해야 할 장애학의 이야기를 다룸과 동시에 억압받고 차별 받는 사회를 다시 정의할 수 있는, 그래서 좀 더 나은 사회를 희망하게 하는 힘을 주기 때문이다.

“때때로 우리가 바라는 세상이 ‘어디에도 없는(no/where)’ 듯 보이기도 하지만 ‘지금 여기(now/here)’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과 지혜를 만들어나가는 데, 이 책이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 본문

장애학의 도전
<장애학의 도전>

김도현 지음 | 오월의봄 | 19년 11월 04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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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 : 지구를 위한 각성과 희망의 팩트풀니스


지구 환경 변화는 현 인류의 생존에 가장 큰 위협이자, 남은 시간이 얼마 없는 급박한 위기이지만 워낙 거대담론이어서 인지 지금 내 삶과는 멀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전작 랩걸을 통해 실험하고 연구하는 여성과학자의 낯선 삶을, 특유의 유려한 문체로 공감할 수 있게 그려 내었던 호프 자런은 이번에는 지구 환경 변화라는 거대한 아젠다를 자신의 50년 삶에 체화하여 ‘나와 우리의 문제’로 제시했다.


호프 자런은 ‘언어와 숫자에 공평한 애정을 지닌’작가로서 그가 살아온 50년간 지구가 어떻게 변했는지를 정확한 숫자와 적확한 언어로 풀어낸다. 지난 50년 간 지구의 인구는 2배가 되었고, 곡물 생산량은 3배, 육류 생산량도 3배가 되었다. 사람들이 하루 종일 사용하는 에너지의 양은 3배, 전기의 양은 4배로 늘었고, 전 세계의 화석연료 사용량도 3배 증가했다. 지구상에는 매년 3억 톤 이상의 플라스틱이 만들어지는 데, 이는 지구 모든 사람들의 몸무게를 합친 것과 같은 수치이다.


하지만 우리가 생산하는 곡물의 3분의 1은 사람이 먹는 용도가 아닌, 육류 생산을 위해 쓰이고 있으며, 지구에서 버려지는 음식 쓰레기의 양은 영양 부족에 놓인 사람들에게 필요한 식량의 양과 같다. 20%의 인구가 전력의 절반이상을 쓰고 있으며, 전기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인구는 아직도 10억 명에 달한다. 인간이 매일 만들어내는 폐기물은 2배 이상 늘었고, 우리는 이루어낸 것의 40퍼센트를 쓰레기통으로 던져 넣으며 살고 있다.


그는 이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누리는, 아니 사실은 어딘가로부터, 누군가로부터 빼앗은 무자비한 풍요의 민 낯을 드러내며 ‘덜 소비하고 더 나누는’ 삶으로의 전환을 강조한다.


70억 인구 중 하나일 뿐인 나의 행동이 지구를 변화시킬 수 있을까? 호프자런은 우리 스스로를 과소평과하지 말 것을 이야기하며 가장 시급하다고 내가 생각하는 문제부터 바꿔 나가며 범위를 점점 넓혀가자 제안한다. 각성한 개인의 용기 있는 변화와 연대는 지구를 변화시킬 지렛대가 될 수 있다. 지구를 위한 희망의 팩트풀니스가 필요한 이유이다.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

호프 자런 지음 | 김영사 | 20년 09월 04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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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김민정
일일호일 초대 책방지기. 일일호일 서가에서 손님들과 함께 건강과 삶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는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 일일호일이 튼, 건강한 소통의 작은 물꼬가 건강한 사회를 위한 너른 강으로 이어지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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