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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환자식에 대한 편견의 선을 넘다

건강하면서 맛있는 한 끼, 그 행복의 가치를 알기에

박연선 2021.01.08

생존을 위해 엄격한 저염식을 실천해야 하는 콩팥병 환자들에게 매끼 식사는 두려움의 대상이다. 한정된 재료로 정해진 레시피대로만 요리해야 하기 때문에 먹는 즐거움을 포기 하기 쉽다. 잇마플((Eat My Pleasure))은 식이요법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맛있고 안전한 식단을 전하는 스타트업이다.

환자식은 맛이 없다는 편견을 맛있게 뛰어 넘어,

건강하면서도 맛있는 한 끼의 행복을 전하는 잇마플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잇마플 공동대표 사진

김슬기 공동대표(좌), 김현지 공동대표(우) (사진 제공 : 잇마플)


환자를 위한 도시락, 식단 개발을 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공동 대표인 김슬기 대표와 나(김현지 대표), 둘 다 경제, 경영, 마케팅을 전공했고 요리 관련 전공자가 아니다. 우리는 카이스트 사회적 기업가 MBA 과정에서 만났고, 스타트업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해가는 것에 관심이 많았다. 1차적으로는 실제 콩팥병을 앓고 있던 김슬기 공동 대표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2차적으로는 더 많은 환자분들이 자신의 건강상태에 딱 맞는 맞춤형 식사요법 관리를 통해 식사를 안심하고, 즐겁게 드실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사업을 시작했다. Eats My Pleasure 의 약자를 따 Eatmapl을 회사명으로, 조금이라도 맛있게 저염 환자식을 드실 수 있게 브랜드명은 ‘맛있저염’으로 지었다.

아무래도 비전공자이기 때문에 이 일에 대한 확신을 갖고 기준을 세우는 데 시간과 공을 들였다. 실제로 영양학에 대해서 스스로 공부하면서 기준을 잡았고, 이를 위해 50편 정도의 논문들, 3-40명 정도의 전문의, 임상영양학 전문가들을 찾아가며 스터디를 했다.

직접 식단을 만드는 과정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무엇인가?

맛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정확한 수치와 위생에 가장 집중하고 있다. 제품의 특성상 알맞은 영양성분을 제공해야 하기에 모든 식재료를 일일이 계량하고 있다. 사업 초기부터 OEM방식이 아닌 자체 생산으로 진행하고 있다. 환자식의 특성상 OEM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품질을 유지하는 측면에서 직접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직접 식단을 만들 때, 소분하는 것을 가장 중점으로 두고 소스 0.1g까지 정확히 계량하여 영양성분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환자분들이 좀 더 안심하고 드실 수 있도록 엄격하게 식단을 제조관리하고 있다.

환자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과정에서 가장 보람 있다 생각한 적은 언제인가?

건강한 사람일지라도, ‘잘못 먹으면 큰일 날 수 있다.’라는 말을 듣게 된다면 두려움에 제일 먼저 식사를 기피하게 된다. 하지만 하루 2-3번, 1년에 최소 700번 이상을 경험하는 식사가 매번 두렵고 기피하고 싶은 순간이라면 우리의 삶은 피폐해지지 않겠나.

인터넷에는 무분별한 정보가 즐비하고, 특정 질병에 대한 딱 맞는 컨설팅이나 제품을 제공받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에 환자분들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연락 올 때가 있다. 저희에게 절박한 심정으로 전화하셔서 울먹이시는 분들도 있었고 저희 회사 기사가 날 때마다 가장 먼저 연락해서 잇마플을 오래오래 운영 해달라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었다.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한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맛있저염’, ‘맛있지요’, ‘빠졌당’ 등 이름도 참 재미있고 직관적이다. 이러한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탄생하는지?

‘맛있저염’은 콩팥병 환자분들을 위한 브랜드, ‘맛있저요’는 저요오드식을 실천해야 하는 갑상선암환자분들을 위한 브랜드, ‘빠졌당’은 당을 뺀 당뇨 환자분들을 위한 브랜드. 네이밍을 정할 때는 환자분들이 조심해야하는 영양 성분들 위주로 펼쳐 놓고 전직원이 자유롭게 참여한다. 전문적이고 신뢰를 주는 네이밍도 좋지만 식사를 하는 동안만큼은 환자, 보호자 분들도 조금 더 밝은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도록 직관적인 네이밍을 도입했다.

최근 키토제닉 도시락이나 비건 도시락 등의 ‘건강 도시락’들과 잇마플의 차이점이 있다면?

잇마플은 건강 데이터에 기반하여 환자의 건강상태를 분석하고, 그에 맞는 범위 내에서만 개발된 식단 혹은 도시락과 같은 상품들을 매칭해서 보내 드린다. 이후 식사를 하면서 진행되는 건강 상의 변화나, 식사 요법에 대한 가이드도 1:1 영양 컨설팅 서비스를 통해 온/오프라인에 제공하고 있다.

다른 회사와의 차별점은 4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1) 데이터 기반의 맞춤형 서비스 제공

2)도시락에 한정되는 것이 아닌 HMR, 즉석섭취식품, 도시락, 곧 출시될 레토르트와 같은 다양한 형태의 식품을 직접 R&D

3) 개인이 자발적으로 식사관리와 건강 수치 관리까지 할 수 있도록 1:1 영양컨설팅 및 데이터 변화를 보여주는 행동유도 서비스 제공

4) 만성질환, 암 환자 등 건강과 식사가 밀접하게 연관 되어있는 분들을 대상으로 한다는 것

맛있는 환자식 의 가치는 무엇인가?

‘맛있는 환자식’의 가치는 4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내 상태에 맞는 환자식인가(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가). 아무리 맛있고 화려한 음식이라고 하더라도 내 상태에 맞지 않는 음식이라고 생각이 드는 순간, 그것은 두려움의 대상이며 맛을 즐길 수 없는 음식이 되기 때문이다.

둘째, 안전한 수치 내에서 개발하고 맛 또한 충분히 이끌어 내는가이다. 맛이라는 것은 단지 짠맛, 단맛, 매운 맛만 있는 게 아니라 좋은 재료와 다양한 향신료에서 나오는 풍부한 향들을 통해 다채롭게 음식들을 맛보게 된다. 다양한 맛과 풍부한 향신료들을 적극 활용하면 특정 맛을 포기한다고 해서 맛이 느껴지지 않거나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식사를 통해 경험하는 다양한 맛은 우리의 삶까지 풍부하게 만든다.

셋째, 섭취가 제한된 식재료도 다시 살펴보며, 식단의 범위를 넓히는 것이다. 식사요법이 필요한 환자들은 병원에서 기본적인 식사 가이드를 받게 된다. 특정 식재료를 평생 먹지 못한다고 주의를 받게 되면, 이는 개인에게 매우 불행 한 일이 아니겠는가. 잇마플은 환자분이 주의해야하는 식재료이더라도 안전한 범위 내에서 맛보고 즐기실 수 있도록 최대한 연구하고 도와, 삶의 질을 높여드리고 있다.

넷째,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식사를 하는 즐겁고 행복한 순간을 되찾아드리는 것이다. 가족 중 어느 한 명이 먹을 수 없는 것들이 많아지면 같이 식사를 해야 하는 가족들도 한 식탁에서 많은 갈등을 하게 될 것이다. 맛있는 환자식은 소중한 사람들과 식사를 하며 갖는 시간들을 행복으로 채워 줄 방법 중 하나가 될 것이다.

메인 요리만 300여가지, 반찬은 150여가지라고. 그 중 가장 애정 하는 메뉴는?

최애 메뉴는 안동찜닭 이다. 30대 고객분께서 말씀해 주셨던 이야기가 떠오른다. 그분은 20대에 신장병이 발병됐고 자신은 안동찜닭을 너무 좋아하는데 고염의 대표음식이기 때문에 평생 안동 찜닭을 먹을 수 없다는 생각에 늘 괴로우셨다고 했다. 친구들과 식사에서도 빠질 수밖에 없었다고. 그러면서 잇마플에 안동찜닭이라는 메뉴가 있어 본인이 얼마나 반갑고 맛있게 먹었는지 모르겠다고 하셨다.

아주 고염인 음식도 잇마플은 자체 개발 레시피로, 저염이지만 충분히 맛있게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 노력이 인정받은 듯해 기뻤다.

잇마플 단체 사진

잇마플을 함께 만들어가는 사람들 (사진 제공 : 잇마플)

전방위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향후, 잇마플은 고객분들께서 입력해주신 다양한 데이터들을 열심히 분석하려고 한다. 어떤 상태에 계신 분들이 어떤 제품을 더 선호하고, 어떤 제품이 가장 적합한지, 관리를 더 잘할 수 있게 만드는 방법은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다. 데이터를 잘 분석해서 다양한 질환으로 확대하고자 하며, 데이터 기반의 헬스케어 회사로 거듭나고자 한다. 2021년에는 다양한 만성질환, 암 등 특수 환자에게 딱 맞는 최적화된 제품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이다.


식이요법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영양만이 아닌 맛과 정성을 더한 즐거운 식사를 제공하고자 끊임없이 연구하는 잇마플. 환자식은 맛이 없다는 편견을 환자를 향한 진정성과 과학적인 데이터로 뛰어넘은 이들이 있어 많은 환자들이 그저 건강을 유지하고 회복하는 목적의 식사가 아닌 사랑하는 가족들과 즐겁게 함께 할 수 있는 한 끼를 경험할 수 있었다. 축적한 경험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좀 더 넓고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자 하는 이들의 노력이 영양적으로만 엄격했던 환자식에 맛있는 바람을 일으키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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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박연선
사람과 공간을 좋아한다. 온, 오프라인 공간으로 탄생한 일일호일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 교류할 수 있게 되어 더없이 행복하다. 건강한 사회를 꿈꾸며 ‘나’부터 건강한 사람이 되기 위해 항상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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